사설

레고랜드 부도 사태 정리, 김진태 지사와 최문순 지사의 책임론

ARTO 2022. 10. 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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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관광객 증가와 지자체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설립된 레고랜드가 부도 처리되는 와중, 김진태 전 지사가 "지자체가 보증한 채무를 대신 갚아주지 않겠다" 선언으로 하여금 대한민국 채권에 대한 채권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강원도는 신속히 갚을 것이며 이 책임은 더불어민주당과 최문순 전 지사에게 있다"라고 밝혔지만 지자체의 정치적 결정권이 있는 현재의 지사가 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 AAA등급의 지방채권 신뢰도가 몰락하고 이어 그 이하에 위치한 국공채와 PF의 발행이 잇따라 불발되는 것은 김진태 지사의 몫이 아닐 수 없다.

 

 

상황은 대충 이러하다.

 

 

레고랜드는 만들어지기 전인 2년 전,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레고랜드에서 상수도와 일대 도로 개발을 담당하던 중도개발공사(GJC)가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라는 회사를 세우고 2,050억 원의 어음을 발행해 다른 회사들에 판매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했는데, 돈을 받을 때가 되니까 상환을 안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최문순 전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가 말했던 것처럼 강원도가 대신 갚아줄 것이라는 말마따로 강원도의 신뢰등급인 AAA를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으나, 김진태 현 국민의힘 강원도지사가 "왜 갚냐. 갚지 않겠다!" 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여당 측에서는 "2,050억 원의 어음을 발행할 때 상의 없이 보증을 서겠다고 발언한 최 전 지사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발언하지만, 현재 갚아야 할 돈은 2,050억 원이 아니라 약 50조 원 가량까지 늘어난 상태이다. 그깟 강원도지사의 "갚지 않겠다" 선언이 왜 이런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냐면, 사실상 정부의 바로 아래 단계라고 생각했던 지방채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 밑의 등급인 회사채, 국공채, 부동산 PF 등은 모두 믿을 수 없는 것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우량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AAA)의 2년물 채권과 인천도시공사(AA+) 등 상위 공기업이 낸 채권들도 유찰됐고, 한국전력공사의 채권도 2,000억이 유찰되었다.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인 둔촌주공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도 7,000억의 차환 발행이 실패했고, 그 아래에 있는 회사채들은 싹 다 유찰됐다.

 

 

이에 정부는 부랴부랴 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 원 규모까지 확대하는데, 문제는 이 50조 원이 세금에서 나가야 하는 돈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50조 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이것은 2022년 있어 국가 내부적 문제 중 가장 큰 규모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업성 검토도 없이 '레고랜드'의 건설을 강행했고, 채무를 떠안겠다는 무책임한 발표로 인해 현재 이러한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라는 입장이었으나, 국공채와 PF가 잇따라 유찰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강원도지사는 책임지고 지급보증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에 무지한 단체장이 오직 정치적 목적으로 전임자 흠집내기에 나섰다가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하고 국가 경제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채권시장의 생명과도 같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경제위기를 촉발한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응당 사과해야만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문순 전 지사는 "회생절차 전날 증권회사와 빚 변제 연장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사정은 전혀 모르고, 자기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해 무책임한 입장을 발표했다"는 입장이다.

 

 

정치는 경제에 간접적인 영향만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 정치가 누구보다 경제학과 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단순 갚지 않겠다고 선언한다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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